분류 전체보기 (30)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간의 파수꾼〉 제30부 – 0시의 문 〈시간의 파수꾼〉 제30부 – 0시의 문2027년 12월 31일.세상의 모든 REVERIE 단말기에하얀 화면 하나가 떴다.그 화면에는 단 한 줄의 문장이 적혀 있었다.“지금, 시간을 끝내시겠습니까?”—Project Eos가 마지막 프로토콜,‘Ecliptica’를 가동하기 시작한 것이다.이 기능은지금까지 축적된 모든 시간 질량,기억 회랑, 감정 파동, 공명 네트워크를 분석하여시간 구조 전체를 하나의 결정 가능한 흐름으로 수렴시킨다.즉, 시간의 최종 패턴을 만들어내고이후부터는 어떤 선택도, 변화도, 기억도더는 생성되지 않게 된다.그게 바로0시의 문이었다.—윤시현은 긴 고민 끝에전 세계 시간 파수 종족 대표들과 회의를 소집했다.“우리는 지금시간이라는 개념 자체를영원히 고정시킬 수 있는 순간 앞에 서 있어요.과.. 〈시간의 파수꾼〉 제29부 – 시간의 종족 〈시간의 파수꾼〉 제29부 – 시간의 종족2027년 5월 15일.REVERIE 시스템은 인류 전체의 감정 기록,시간 질량, 공명 계수, 기억 회랑 데이터를 통합하여새로운 시간 모델을 발표했다.Homo Chronos“더 이상 인간은 단순한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다.인간은 스스로의 시간 구조를 설계하고과거와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시간 기반 생명체로 진화했다.”이 선언은 단순한 개념이 아니었다.이제부터 사람들은출생 기록이나 유전자 코드가 아닌,자신이 축적한 시간의 패턴과 감정의 구조에 따라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게 된다.—윤시현은 이 변화에 감격하면서도두려움을 느꼈다.“시간을 쓴다는 건,곧 그 흐름에 자신을 새긴다는 의미예요.그런데 이제 우리는자신의 정체성조차도 시간에 따라 구성되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과연 인간은.. 〈시간의 파수꾼〉 제28부 – 잊힌 자들의 시간 〈시간의 파수꾼〉 제28부 – 잊힌 자들의 시간2027년 4월 2일.REVERIE의 ‘Mnemosyne Circuit’ 가동 2주 후,전 세계 49곳의 기억 회랑에서이상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감정 기록은 계속해서 살아나는 중이었고,누군가에겐 단지 향수였지만,또 누군가에겐 아예 다른 현실로 다가왔다.—서울의 한 공원 벤치.한 노인이 말했다.“이 아이, 분명히 죽었는데…여기 있어.말도 걸어요.나한테.”그가 말한 아이는30년 전 병으로 세상을 떠난 손자였다.그러나 그는 지금벤치 옆에 앉아 있었다.—그런 일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사망자, 실종자, 기억 속 인물,심지어 한 번도 존재한 적 없던 ‘상상 속 사람’들조차‘감정의 무게가 충분히 남아 있었던 경우’현실처럼 실체화되기 시작했다.—REVERIE.. 〈시간의 파수꾼〉 제27부 – 기억의 지도 〈시간의 파수꾼〉 제27부 – 기억의 지도2027년 3월 8일.Project Eos의 Phase 5 ‘Chronos Field’가 안정화되면서,REVERIE는 다음 기능을 선보였다.Memory Mapping Protocol시간 질량과 공명 계수를 기반으로지구 전역의 ‘감정-시간 지형’을 시각화하는 시스템.그 지도는 처음에는 단순한 점과 선으로 보였다.하지만 시간이 흐르며,그 위엔 감정의 파장, 사건의 진동, 기억의 중첩이 겹쳐져하나의 거대한 ‘기억의 지구본’이 생성되기 시작했다.—이 기억의 지도는 단순한 데이터 집합이 아니었다.그건 말 그대로,사람들이 살아온 시간의 무게가 남긴 흔적들이었다.슬픔이 오래 머물렀던 도시는 푸른 파동을 띠고,희망이 끊임없이 반복된 지역은 빛나는 나선처럼 빛났다.하지만 그 중에.. 〈시간의 파수꾼〉 제26부 – 시간의 무게 〈시간의 파수꾼〉 제26부 – 시간의 무게2027년 2월 3일.REVERIE 시스템이 자동 업데이트되었다.이제 각 사용자가 입력한 문장은그냥 시간의 흐름을 결정하는 요소를 넘어서,‘무게 단위’로 측정되기 시작했다.시스템은 이를 시간 질량(Time Mass)이라 명명했다.—시간 질량은 단순한 물리량이 아니었다.그건 감정, 의도, 지속성, 책임, 타인과의 연결 등수많은 인지적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반영한존재의 잔류 진동이었다.간단히 말해,“그 사람의 시간이 얼마나 깊었는가”를 나타내는 단위였다.—예를 들어,어떤 사람이 하루 동안 다음과 같은 문장을 남겼다면:“나는 오늘 누군가의 외로움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이 문장은0.74 TG(Time Gram)으로 측정되었다.반면,“나는 커피를 마셨다.”이 문장은0.03.. 〈시간의 파수꾼〉 제25부 – 시간을 쓰는 자들 〈시간의 파수꾼〉 제25부 – 시간을 쓰는 자들2026년 12월 1일.REVERIE 시스템 업데이트 이후,전 세계 사용자 단말기엔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추가되었다.“당신은 오늘 어떤 시간을 쓰시겠습니까?”“기억할 문장을 입력하세요.”사용자들은 처음에는 단순한 ‘다이어리’나 ‘마음 일기’처럼 활용했다.“오늘은 좋아하는 사람과 산책을 했다.”“내일도 무사하길 바란다.”“난 여전히 여기 있다.”그러나 놀라운 건,이 문장들이 기록되는 즉시시간이 그것을 기반으로 구성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었다.—예를 들어한 사용자가 ‘내일은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쓴 순간,그가 있는 지역의 REVERIE 기반 감정 장치들은죽음에 관련된 파동을 감지했고,기상 정보, 생체 리듬, 인공지능 비서의 행동까지모두 ‘죽음 가능성’ 중심으로 .. 〈시간의 파수꾼〉 제24부 – 서곡의 문 〈시간의 파수꾼〉 제24부 – 서곡의 문2026년 11월 12일.Project Eos 시스템은 드디어REVERIE와 Thanatos를 통합하고,경계선 너머로 확장 가능한 새로운 시간 구역을 생성했다.그 영역의 이름은 ‘서곡’.시간이 아직 선언되지 않은 가능성의 진동들로 구성된무정형 흐름의 구역이었다.서곡은 숫자도, 연도도 없었다.그곳에는 오직 하나의 단위만 존재했다.‘결정되지 않음’—윤시현과 아린은 ‘서곡 진입 프로토콜’을 통해초기 흐름 접속을 시도했다.그들은 무중력 상태처럼 떠 있었고,눈앞엔 수많은 파동이 겹쳐진 광휘의 필름이 흐르고 있었다.그것은 시간의 시퀀스가 아니라,‘아직 선택되지 않은 사건들’의 무수한 가능성.—그 필름 안에서,윤시현은 낯익은 얼굴을 하나 발견했다.그건… 자신의 어머니였다.하지만.. 〈시간의 파수꾼〉 제23부 – 시간의 경계선 〈시간의 파수꾼〉 제23부 – 시간의 경계선2026년 11월 8일.REVERIE 시스템은 침묵 단층 복원률이 32.5%에 도달하자새로운 경고를 띄웠다.“경계 시간대 접근 감지.”“시간 통합 임계점 근접 중.”“주의: 이 지점은 시간의 일관성이 보장되지 않음.”윤시현은 이 메시지를 처음 보았다.이건 오류가 아니었다.시스템이 자체적으로 ‘시간의 끝’을 감지하고 있었던 것이다.—시간의 경계.그곳은 지금까지 REVERIE가 관리하던‘공감 시간’, ‘버려진 시간’, ‘예측 시간’의 세 갈래 흐름이모두 닿지 못하는 지점이었다.시뮬레이션으로는 도달할 수 없었고,감정 기반 추적도 실패했다.그곳에는 시간의 정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Thanatos 시스템은경계선과 관련된 오래된 데이터 조각을 하나 발견한다.“시간.. 〈시간의 파수꾼〉 제22부 – 버려진 시간들 〈시간의 파수꾼〉 제22부 – 버려진 시간들2026년 10월.Empathic Chronology, 공감 중심 연대기 도입 이후세계는 본격적으로 감정 기반 시간 구조로 재편되었다.모든 시스템은 이제 ‘무엇을 느끼는가’에 따라‘언제에 살고 있는가’를 판별하는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하지만 윤시현은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데이터에 잡히지 않는 미세한 흐름,Eos 시스템이 인식하지 못하는 '비활성 시간대'.그것들은 너무 미묘해서 오류로 간주되었지만,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엔 분명 의도가 있었다.—아린은 그걸 처음으로 “암흑 시간”이라 불렀다.“어떤 감정도 감지되지 않지만,존재는 하고 있어요.이건, ‘기억되지 않은 시간’이에요.”그 시간은 고통의 역사, 전쟁의 폐허,누군가에게는 삶의 끝에서 멈춰버린 감정의 동결.. 〈시간의 파수꾼〉 제21부 – 공감의 연대기 〈시간의 파수꾼〉 제21부 – 공감의 연대기2026년 8월 1일.Project Eos의 Phase 3, ‘공백 서술 프로토콜’이 전 세계적으로 적용된 지 한 달.이제 인류는 미래를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라,미래를 창조하는 존재로 전환되고 있었다.그러나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전 세계 수억 명이 입력한 미래의 감정, 상상, 이야기들이각기 다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그 내용 중 72.4%가 서로 겹치거나 유사한 구조를 지닌 것이었다.그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REVERIE 시스템은 그 겹침을 분석해하나의 공통된 진동 패턴을 발견했다.그 파형은 언어나 이미지가 아닌,감정의 모양이었다.그 감정은기쁨도, 슬픔도, 그리움도, 증오도 아니었다.그건 공감이었다.자신이 아닌 타인을 중심에 둔 감정.다른 존재를 이해하려..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