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파수꾼〉 제16부 – 흐름의 반격
〈시간의 파수꾼〉 제16부 – 흐름의 반격2026년 3월 15일, 00시 00분 00초.전 세계의 모든 디지털 시계가 정지했다.휴대폰, 원자시계, 위성, 심지어 뇌파 기반 신경동기화 장치까지—모든 시간 인식 장치가 일제히 멈췄다.하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사람들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고, 뉴스도 그대로 돌아가고 있었다.단 한 사람을 제외하곤.윤시현은 느꼈다.“시간이... 멈췄어.아무도 모르는데, 나 혼자만 살아 있어.”그녀는 곧 연구소 지하의 실험실로 내려갔다.거기서 그녀는, ‘흐르지 않는 시간 안에 존재하는 파수꾼 네트워크’, 이른바 카이로스 구조를 작동시켰다.카이로스(Kairos)는 ‘일반적 흐름’이 아닌,개인의 인식 속에서 발생하는 틈의 시간이었다.감정의 고조, 기억의 폭발, 죽음 직전의 1초—..
〈시간의 파수꾼〉 제13부 – 13번째 균열
〈시간의 파수꾼〉 제13부 – 13번째 균열알래스카 남부, 험난한 설원.윤시현과 아린은 고산용 드론을 앞세우고, 좌표 60°01'N, 149°26'W 지점에 도착했다.그곳은 20년 넘게 ‘빙하 안정지대’로 분류되어 있었고, 군사위성조차 자주 비행하지 않는 회색지대였다.하지만 지금.그 빙하 한가운데,누가 보아도 ‘인공적’이라 느낄 만큼 완벽한 원형의 구조물이 드러나 있었다.지름 131미터.빙하에 균열이 생긴 직후 떠오른 이 구조물은 얼음보다 더 단단했고,어떠한 기계도 표면을 분석할 수 없었다.그 중심엔 문이 있었다.고대 설계 문양과 함께, 단 하나의 숫자.13—윤시현은 곧장 장비를 설치하고 시간 밀도, 진동수, 기억 공명값을 측정했다.값은 이례적으로 정지 상태였다.아무런 흐름도 없고, 방향도 없고, 변위도..